AI 아바타 앱, ‘사망한 가족과의 대화’가 열어버린 새로운 논쟁 [긍정적인 측면, 윤리적 문제]

사망한 가족의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외모와 목소리를 재현해 대화형 3D 아바타를 만들어 주는 AI 앱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 배우가 운영하는 AI 스타트업 ‘2와이(2wai)’가 개발한 이 서비스는 3분짜리 영상만으로도 고인을 ‘영상통화하듯’ 다시 만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기술적 혁신이라는 평가와 함께, 비인간적이고 윤리적으로 위험하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가진 긍정적 가능성과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긍정적인 측면: 새로운 애도 방식과 감정적 치유 가능성

AI 아바타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사별의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위로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고인의 외모·표정·목소리가 재현되는 대화형 아바타는 기존의 사진이나 음성을 넘어선 정서적 연결감을 만들어 줍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상실을 겪은 가족의 경우,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한 아픔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바타와의 대화는 감정적 완충 역할을 하며, 슬픔을 조금씩 정리해 가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 전문가들도 일부 상황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매개가 트라우마 전환을 돕는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이 기술은 장기적으로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 개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전에 기록한 영상과 메시지를 기반으로 후손들이 고인의 삶과 가치를 더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제대로 관리된다면 새로운 가족 아카이브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윤리적 문제: 감정의 상업화, 초상권 논란, 심리적 과몰입 위험

반면, 이번 기술이 가장 크게 비판받는 이유는 윤리적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문제는 감정의 상업화 우려입니다. 현재는 무료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 구독형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 알려지자 “상실의 고통을 비즈니스 모델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애도는 인간이 겪는 가장 취약한 감정인데, 이를 수익 구조에 연결하는 것이 정당 한 지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초상권·인격권 침해 문제가 제기됩니다. 사망자가 생전에 디지털 재현을 원하지 않았을 경우, 유족의 동의만으로 이를 구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AI 아바타가 실제 고인과 다른 말투나 의견을 표현하는 경우, 이는 ‘디지털 왜곡’이라는 새로운 윤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심리적 혼란 및 과몰입 가능성입니다. 해외에서는 사망자의 AI 아바타에 집착해 현실 적응이 어려워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AI가 슬픔을 치유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실을 부정하게 만들고, 정상적인 애도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AI 아바타를 일상적으로 접한다면 정서·현실 인식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술의 진화, 그 경계에 선 사회

AI 아바타 앱은 분명히 추모 방식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혔습니다.

누구나 상상만 했던 “사망한 가족과의 대화”가 현실화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기술이 감정·윤리·인권의 경계를 넘나들며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치유의 도구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위험한 감정 기술로 규제의 대상이 될지는 사회적 기준, 법적 장치, 기업의 윤리 의식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고인의 재현을 다루는 기술은 언제나 ‘효율’보다 인간의 존엄과 권리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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